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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왜 시작부터 ‘엉망진창’이 되었을까? 가덕도 신공항 문제점

by whdmsehs2 2025.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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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공사비 13조 5천억, 무리한 일정과 정치 논리에 휘청이는 초대형 국책 사업의 민낯

2021년, 대한민국 정부는 부산 가덕도에 새로운 국제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업은 기반공사만 10조 원, 총사업비는 13조 5천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항공 수요를 분산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2024년 기준, 이 공항은 여전히 착공조차 제대로 못 하고 삐걱거리는 상황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SOC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입지 선정부터 공기(工期), 예산, 안전성 검토까지 모든 부분에서 엉망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가덕도 신공항의 개요

- 위치: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 총사업비: 약 13조 5천억 원

- 기반공사비만 10조 원 이상 소요

- 사업 추진 시기: 2021년 특별법 통과 이후 본격화

- 예상 개항 시기: 2029년 말(1단계), 2031년 전체 준공

- 입지 조건: 육지 40%, 해상 매립 60%

표면적으로는 부산 시민들의 숙원 사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입지, 비용, 공법, 기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무리수가 반복된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가덕도는 바다와 섬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으로 지반이 두부처럼 무른 점토층이고, 여름철 12m에 달하는 높은 파도, 깊은 수심 등의 자연조건 탓에 공사 난이도가 극도로 높습니다.

문제 1. ‘두부 지반’과 높은 파도, 공사 자체가 어렵다

가덕도 일대 해저는 연약 점토층으로, 무거운 구조물을 얹으면 쉽게 가라앉는 토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부 위에 공항을 짓는 것”에 비유합니다.

이러한 지형에서는 활주로 등 중량 구조물을 건설할 경우, 지반 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케이슨 공법’이라는 복잡하고 고비용의 방식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케이슨 공법이란?

8~10층 아파트 크기의 콘크리트 블록을 해저에 하나씩 쌓아 안정화시키는 공법으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며 선행 공사로 해저 평탄화 및 지반 개량이 필수입니다.

게다가, 여름철에는 파도가 최고 12m까지 치며, 해안선의 수심 변화가 급격해 방파제 공사만 7개월 이상 걸린다는 실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조건을 확인한 현대건설은 6개월간 실사를 마친 뒤, “이 조건으로는 도저히 공사를 할 수 없다”며 우선협상자 지위를 포기하게 됩니다.

문제 2. 왜 이런 곳에 공항을 짓나? 정치 논리에 휘둘린 입지 선정

가덕도가 입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정치적 요인이 크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다음은 입지 선정 당시의 주요 흐름입니다.

-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동남권 신공항 논의 시작

- 김해공항의 안전성 및 용량 한계

- 가덕도 vs 밀양이 후보지로 경합

- 가덕도가 ‘부산’ 지역에 속한다는 이유로 정치권 지지 몰림

- 2021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 →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이 특별법으로 인해 경제성 평가를 거치지 않고 사업이 진행되었고, B/C(비용 대비 편익 분석)는 0.5 수준으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으로 면제되었기 때문에 아무도 멈출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문제 3. ‘엑스포에 맞춰야 한다’는 무리한 일정 설정

원래 가덕도 신공항은 공사 기간이 9년 8개월, 거의 10년이 걸리는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5년 만에 개항하겠다는 발표가 나옵니다.

이 결정은 국토교통부 주도로 이뤄졌으며, 2023년 3월 국토부가 "2029년 말 필수 시설 개항"을 선언하면서 무리한 일정이 공식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 공사 방식의 변경 (부유식 공항 논의 → 반매립 공항 결정)

- 시공사가 없자 4차례 입찰 유찰

- 결국 현대건설이 ‘울며 겨자먹기’로 수의계약 체결

- 실사 후 "불가능하다"며 이탈

즉, 정치 일정에 맞추기 위한 성급한 추진과 무리한 공기 단축이 가장 큰 실패 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

문제 4. 누가 이 공사를 다시 맡을 수 있을까?

현대건설의 이탈로 인해 가덕도 신공항은 다시 재입찰 절차를 밟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누가 다시 들어올 수 있을지는 매우 불확실합니다.

- 이미 4차례 유찰된 전례

- 사업성 없음이 명확한 조건

- 공사 리스크는 높은데 책임은 기업이 지는 구조

게다가, 현재 국토부는 “기존 조건을 고수하겠다”라고 밝혀, 재입찰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지는 ‘공항’이라면 더더욱 신중해야

가덕도 신공항은 단순히 지역 공항이 아니라 국가 단위 인프라 사업입니다.

이런 사업이 정치 논리에 휘둘리고, 예타조차 면제된 채 추진되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 인천공항 1단계 건설에만 9년 소요

- 울릉공항도 총 8년 예정

- 그런데 가덕도는 더 복잡한 조건인데도 5년 완공을 목표로 설정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건 정치인이 할 수 있다고 발표한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 박창근 토목공학 교수

결론: 제대로 된 검토, 설계 변경, 일정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

가덕도 신공항은 여전히 필요성 자체는 유효한 사업일 수 있습니다.

부산·경남 지역의 국제선 수요, 김해공항의 한계, 지역 균형발전 등의 목적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 정치 일정에 끌려가며

- 현실적 공사 조건을 무시한 채

- 기업에 책임만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일정과 설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안전성과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론화입니다.

국책사업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완성도가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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